진천 메기마을, 농가당 연 2~3억 '대박'

14가구 모여 전국 30% 생산 수질 좋아
육질 탁월해 성공 호르몬 처리해
'암컷'만 양식 몸집 훨씬 크고 성장도 빨라

충북 내륙에 자리 잡은 진천군이 메기 양식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민물고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진천군 문백면과 초평면 일대에 메기를 양식하는 농가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해 이제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메기 마을'이 됐다.

청주에서 진천으로 연결되는 국도를 타고 문백면 소재지로 들어서면 도로변 왼쪽 농경지 곳곳에 물을 가둬놓은 메기 양식장이 자리 잡고 있다. 양식장 중간에는 산소 공급을 위해 설치한 수차(水車) 형태의 전기식 물레방아가 힘차게 돌아간다. 요즘은 월동기라 본격 가동을 하지 않고 있으나, 3월 중순이면 사료 공급이 시작되고 4월 말부터 새끼 메기 입식이 시작된다.

이 일대에서 메기를 양식하는 농가는 14가구. 1990년대 후반부터 한두 농가가 휴경지를 막아 메기양식을 시작해 짭짤한 소득을 올리자, 인근 농민들도 기술지도를 받아 양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농민들은 '진천메기영어조합법인(대표 이붕세)'을 구성하고 연간 전국 생산량의 25~30%에 달하는 800t 가량을 생산한다. 충북도내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가구당 연간 수입은 2억~3억원가량으로, 일반 축산농가 소득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 충북 진천군 문백면 메기 특산단지의 농민들이 양식이 끝난 메기를 출하하기 위해 그물로 잡고 있다./진천군 제공
진천 메기단지가 성공한 것은 교통이 편리해 물류비가 적게 들고, 수질이 좋아 육질이 다른 지역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은 덕이다. 양식농가가 단지형태로 모여 있어 공급조절을 통한 안정적 가격 유지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미꾸라지를 비롯한 국내산 주요 민물고기들이 값싼 중국산에 밀려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한 반면, 매운탕 재료로 인기 높은 메기의 경우 양식농민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중국산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메기영어조합 이붕세 대표는 "양식기술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덕에 중국산 메기의 유입을 막을 수 있었다"며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농민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똘똘 뭉쳐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암컷의 경우 빠르면 3~4개월 안에 양식이 끝나 전국 각지의 민물고기 음식점으로 팔려나간다. 메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미네랄 성분도 많아 매운탕은 물론 찜, 백숙, 구이 등 다양한 형태의 요리로 미식가들의 인기를 끈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성장이 대단히 빠르고 몸집도 60% 이상 크기 때문에 양식농민들은 암컷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새끼 부화 과정에서 모든 종묘에 호르몬 처리를 해 암컷으로 만드는 '전(全) 암컷 양식법'을 채택한다. 사료값 등 생산비는 늘어나지만 고기 가격은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최대한의 결실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충북도 내수면연구소 최경철 연구사는 "품질 좋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메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 암컷 양식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북도와 진천군은 메기 특산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3억원을 들여 문백면에 새끼 메기를 생산할 수 있는 3600㎡ 규모의 종묘장을 조성한다. 이곳에서는 연간 300만마리의 치어를 생산해 회원 양식농가에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농민들은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비싼 돈을 주고 치어를 구입해 왔기 때문에 종묘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생산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물고기를 테마로 한 체험형 농촌마을을 만들어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맨손으로 민물고기 잡기, 요리 시식회, 낚시대회 등으로 이뤄진 1박2일 코스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단지 입구에 메기 상징물도 세울 계획이다. 이병배 충북도 수산담당은 "내수면 양식기술 개발은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영양가 높은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내륙지역 농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진천 메기단지를 인근 초평저수지, 관상어단지 등과 연계된 민물고기 테마마을로 가꾸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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