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은 소형이 짱이랍니다

▶올 들어 전세 값이 3%가량 오른 노원구 일대의 아파트 단지.

이코노미스트 서울이든 수도권이든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선 우선 두 가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는 ‘소형’이다. 일단 소형 아파트·오피스텔이 많은 지역이 좋다. 소형이 귀한 지역이라면 더 좋다. 소형은 중대형·대형에 비해 임차인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빈집으로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아파트는 특히 무조건 전용면적 85㎡ 이하를 매입해야 주택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두 번째는 ‘역세권’이다. 걸어서 5분여 거리에 지하철역이 있어야 한다. 지하철역이 걸어서 10분 이상인 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중에 되팔기도 어렵다. 역세권 아파트·오피스텔 매입이 여의치 않다면 지상교통 등 대중교통이 잘 발달한 곳이 좋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임대사업을 위해서는 어느 지역이 됐든 역세권 소형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교통이 좋지 않더라도 대규모 업무시설 인근 주택 등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권= 올 들어 강북권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소형이 아파트 값 상승을 주도했다. 보통 전용면적 60㎡ 이하를 소형이라 하는데, 강북구 번동이나 노원구 중계·상계동 등지에 이런 아파트가 많다.

이들 소형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른 것은 재개발 이주 수요 등으로 연초부터 강북권 전세 값이 급등세를 보인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노원구 전세 값은 올 들어서만 벌써 3%가량 올랐다. 그 외 강북권 지역도 올 들어 평균 1~2%가량 올랐다.

소형 아파트 전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그나마 전셋집도 구하기 어렵게 되자 아예 “전세 사느니 대출 조금 받아 사자”고 생각한 전세 수요자들이 소형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여기에 임대사업자들이 전세 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소형 아파트 추가 매입에 나서면서 매도자 우위 장세가 형성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서울 강북권은 소형 아파트를 이용한 임대사업 유망 지역으로 꼽힌다. 노원구 중계동 주공4단지 62㎡형의 경우 현재 2억~2억10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고, 전세 값은 1억원 선이다.

올해 들어 몸값이 크게 올라 임대 수익률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노원구의 경우 올 들어 아파트 값이 17.6% 올랐다. 그러나 지금도 전세 값이 오름세인 데다 아파트 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안정적인 임대 수익에다 시세 차익까지 덤으로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권= 서초·강남·송파구 일대의 강남권에는 소형 아파트가 많지 않다.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있다고 해도 몸값이 비싸 임대 수익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강남권에선 아파트 말고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다세대주택은 논현·역삼·대치동 주변에 많다. 7~8가구짜리 다세대주택의 몸값은 위치나 노후도 등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보통 대지지분(땅 면적) 3.3㎡당 2500만원 안팎이다.

임대료는 1가구당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40만원부터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30만~14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요즘에는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이 모두 갖춰진 이른바 ‘풀 옵션’ 주택이 임대 수요자들에게 인기고 임대료도 일반 주택에 비해 20만원가량 비싼 편이다.

서초·강남·선릉·삼성역 등 지하철 2호선 역사 주변에 밀집해 있는 오피스텔도 유망하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부근의 미켈란147 오피스텔 59㎡형의 경우 매매가는 1억9000만원,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20만원 선으로 연 7~8% 수준의 임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요즘은 특히 오피스텔 공급이 2004년 이후 크게 준 데다 오피스가 동나면서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은 상가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지상 최고 43층 3개 동 총 39만㎡(총면적) 규모의 삼성타운이 입주하면서 주변 상가 임대료가 올 들어서만 40%가량 올랐다. 물론 몸값도 올랐지만 강남역 주변으로 대형 건물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어서 임대료·매매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 서울 유망지역= 강남·북 주요 지역뿐만 아니라 구로·화곡동 등 강서·동권 역세권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도 유망하다. 사실 서울 전·월세 수요는 풍부한 편이어서 어느 지역이든 교통이 좋다면 세입자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대규모 업무시설이 밀집한 곳도 괜찮다. 직장인 임대수요가 끊이지 않아서다. 구로구 구로동 일대는 옛 공단지역이 디지털 밸리로 탈바꿈하면서 기업체가 몰려들고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디지털 밸리 인근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가 좋다.

구로동 구로두산 아파트는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이 걸어서 6분 거리다. 66㎡가 현재 1억7000만~1억9000만원 선이고 전세 값은 1억1000만~1억2000만원 수준이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역세권이 아니거나 대중교통이 좋지 않더라도 디지털 밸리에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라면 매입해도 무방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수요가 된다는 얘기다.

대학가 주변도 매력적인 임대사업지다. 대학가는 특히 매년, 매학기 보증금이나 월세가 움직이기 때문에 임대료가 상승세일 때는 쉽게 시세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가 주변은 학교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좋다.

거리가 어중간하면 임대료도 제대로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임차인을 구하기도 어렵다. 특히 대학가는 대개 학기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학기 초에 임차인을 못 구하면 자칫 한 학기를 공실로 비워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될수록 학교에서 가까운 곳이 좋다.

◇일산·분당·중동신도시= 신도시에서 눈여겨볼만 한 상품은 단연 오피스텔이다. 일산은 백석·장항동, 분당은 정자·수내동, 부천 중동은 부천시 중동 일대에 각각 2만~3만여 실의 오피스텔 촌이 형성돼 있다.

특히 일산과 중동은 4~5년 전 오피스텔이 한꺼번에 공급되면서 공급과잉 등으로 분양가 이하로 내려갔던 매매가가 아직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은 여전히 분양가 이하 매물이 나온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 아파트 전세 값 상승 등으로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임대료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산·분당 오피스텔 촌은 각각 일산·분당선 지하철역을 끼고 있어 젊은 직장인, 신혼부부 등에게 인기다.

임대료 대비 매매가가 싸 임대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일산 백석동의 효성레제스 79㎡는 매매가가 1억원 선이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5만원 선으로 임대 수익률이 연 7~8% 수준이다.

중동 포비스타 56㎡는 현재 매매가가 7000만~7500만원 선인데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45만~50만원가량 한다. 공급과잉 여파로 매매가가 싼 편이어서 임대 수익률은 연 9%에 달한다.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임대 수익률이 높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나마 가격이 조금 오른 상태”라며 “그러나 여전히 임대료 대비 시세가 낮아 임대사업자라면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황정일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기자[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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